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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례자 292> 설교자의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 조회수 1294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서양의 수사학은 고르기아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계보를 따라 꾸준히 발전해 왔다. 최근 20세기 말부터 수사학의 부활은 성경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성경 신학에서도 뚜렷하다.

여기서 Ethos(신뢰, 믿음, 신용)란 청중에게 신뢰감을 주고 설교자가 청중에게 나타나는 모습을 폭넓게 일컫는다. 곧 성품이나 감정의 표현, 설교자의 역할 모형을 통해 청중을 설득하려는 것이 Ethos의 수사학이다.

교회의 행정이나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지만 목사의 설교만큼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나님을 대신한 하나님의 뜻의 선포이기 때문이다. 설교자는 성경을 통해 주어진 말씀을 가감없이 전파해야 하는 것이 설교자이므로 그는 항상 솔직함과 두려움을 안고 꾸밈없이 말씀을 직설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가차 없고 꾸밈없는 선포는 요동하는 사회에서 논란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설교자의 거침없는 권위와 명령형의 설교 배후에는 아집과 독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 그리고 그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때로는 듣는 이들에게 가혹하게 들릴 정도의 하나님 영광에 집중되어 있다. 사도들이 하나님께 대적하는 인간적 권위와 협박에 굴하지 않았듯이 설교자는 사회적 압력과 인간적 연민에 굴복하지 않는다. ‘이리와 도둑’을 몰아내는 논쟁을 마다하지 않는다. 요한 칼빈의 두 개의 음성 즉 양들을 영접하는 음성과 이리를 쫓아내는 음성에 관한 충고를 성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설교자는 배타주의가 아니라 기본적 진리의 옹호자다.

설교가 논쟁적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자비를 회중에게 알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예언자와 사도, 종교개혁자의 엘토스를 信行一致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Logos(이성, 논리, 사고 지능)는 설교의 간결함과 명료성에서 보여진다. 설교의 간결함과 명료성은 사도들이나 칼빈에서 찾아진다. 그것이 성경 자체의 특성이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치는 의미를 받아들이고 절대적으로 순결케 한다. 성경은 결코 난해하지 않다. 계시로 주신 말씀인고로 그 뜻은 반드시 밝혀지도록 되어 있다. 문제가 있다면 성경을 난해한 문제로 보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는 종교개혁자들처럼 오늘의 설교자는 성경 자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설교를 성경 자체의 가르침에 두고 설교자의 사랑이나 가치관의 이론 안에 두는 것이 아니다. 성경 본문에 근거한 설교는 성경의 권위를 통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본문 자체가 청중에게 투명하게 이해된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자는 하나님 말씀의 좋은 사역자다. 본문의 의미를 왜 우리가 유익한 말씀으로 받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信行一致의 삶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Pathos(감성, 감화)는 청중의 감정에 호소하여 의견을 바꾸거나 결정하도록 호소하는 수사학이다. 설교자가 청중을 부끄러움과 공포, 적대감과 분노, 시기와 경쟁심, 멸시 등의 부정적 감정이 있는 반면, 당당함과 자신감, 호의와 관용, 양보와 감탄 등의 긍정적 감성도 있다. 설교자가 청중에게 기대하는 바는 천국시민으로서 信行一致의 삶을 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개, 영적각성은 모든 설교의 주된 파토스 수사학이다.

설교자는 청중의 회개, 영적각성,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경각심의 파토스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하나님을 향한 순종과 이로부터 나오는 신앙인의 확신과 자신감, 예수 닮은 관용의 정신을 목적으로 한다. 설교자의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 확신에 찬 열정, 거침없는 선포, 순종의 에토스가 청중에게도 동일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설교자의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회중은 당당해지고 자신감에 찬 어조로 동일한 자신감을 갖고 싶어 한다. 영적 분별력을 통해 설교자가 진실을 전달한다 느끼며, 그의 선포된 말에 믿음을 갖게 된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 기사 출처한국장로신문 (해당 기사는 각 언론사와 저작권 협의를 거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